김난도교수 김난도 교수팀이 2007년부터 15년째 매년 이맘 때 그 다음해의 10가지 '트렌트 코리아'를 내놓기는 했지만 별 관심이 없었다. 1년만에 바뀌는 트렌드를 누가 감히 예측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 한해를 지나면서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키워드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계기가 있었다. 재작년에 발표한 '트렌드코리아 2020' 키워드는 MIGHTY MICE(마이티 마우스)였고, 첫 트렌드 키워드인 M이 멀티페르소나였다. 작년 한해 유산슬을 필두로 열풍이 분 부캐(부 캐릭터)가 바로 멀티페르소나 였다.
김난도 교수가 발표한 내년의 10대 트렌드 키워드로 'TIGER OR CAT'을 뽑았다.
니체는 "인생의 사관학교에서, 우리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든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길고 지루했던 역병에도 죽지않고 살아남았다. 2022년은 Post Pandemic Paradigm, Year One이 될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더 강해질 차례다. 잡아먹느냐, 잡아먹히느냐의 치열한 전장이 될 2022년, 우리가 호랑이처럼 포효할 것인지 고양이 울음에 그칠 것인지를 증명하라.
Transition into a ‘Nano Society’ 나노사회. TIGER OR CAT 으로 정리된 2022년 10대 트렌드의 벼리가 되는 키워드는 '나노사회'다. 산업화 이후 지속적으로 개인화되는 메가트렌드에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국사회의 원자화에 결정타를 날렸다.
Incoming! Money Rush 머니러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개개인은 홀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과제를 오롯이 혼자 짊어지게 됐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귀결한다는 과제를 오롯이 혼자 짊어지게 됐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귀결하는 결론이 "돈을 더 벌어야 한다"는 절박함이다. 금광을 향해 서부로 달려가던 골드러시 시대처럼 좀 더 다양하고 커다란 수입의 '파이프라인'을 좇는 '머니러시'의 연대기를 쓰게 됐다.
‘Gotcha Power’ 득템력. 소비의 가장 중요한 심리적 동인 중 하나가 과시라고 할 수 있는데, 예전에는 비싼 브랜드의 구매로 자기 지위를 드러내고자 했다. 이제 정보가 풍부해지고 사치가 민주화된 현대사회에서는 돈이 있어도 쉽게 구할 수 없는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득템력'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Escaping the Concrete Jungle - ‘Rustic Life’ 러스틱 라이프. 사실 나노사회를 살며 머니러시를 추구한다는 것은 아무리 루틴과 건강을 챙긴다고 해도 피곤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완전히 떠날 수 없다면 일주일에 하루 이틀이라도 시골의 정취를 느껴보고 싶은 '러스틱 라이프'에 관심을 갖게된 이유다.
Revelers in Health - ‘Healthy Pleasure’ 헬시플레저. 건강관리도 마찬가지다. 최근의 건강관리가 즐겁고 편하고 실천 가능하게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해 '헬시플레저'라고 이름 붙였다.
Opening the X-Files on the ‘X-teen’ Generation 엑스틴 이즈 백. 최근 MZ세대라고 일컬어지는 젊은 소비자가 화두이긴 하지만, 시장에서 그들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과 양적・질적 변화를 보이는 세대는 바로 40대, X세대다. 이전 세대와 달리 경제적으로 풍요한 10대를 보내고 10대인 자녀와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부모 세대라는 의미에서 이들을 '엑스틴'이라고 명명한다.
Routinize Yourself 바른생활 루틴이. 한정된 자원과 시간으로 더 많은 벌이를 만들려면 자기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이제 '자기주도'는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적 시간이 늘어난 가운데, 그 여유 시간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야 하는 현대인에게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스스로 루틴을 만들어 철저하게 자기 관리하는 '루틴이'의 시대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Connecting Together through Extended Presence 실재감테크. 현대사회에서 트렌드를 움직이는 동력의 두 축은 기술 진보와 소비자의 가치관 변화다. 기술의 진보는 필요를 창출하고, 늘어나는 수요는 다시 기술을 촉진한다. 팬데믹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은 시공간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완전한 실재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기술, '실재감테크'다.
Actualizing Consumer Power - ‘Like Commerce’ 라이크커머스. 나아가 소비자지향적인 소통 기술이 진화하면서, 산업에서 차지하는 소비자의 역할과 위상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 개인이 독자적으로 상품의 기획・제작・판매를 아우르는 새로운 유통의 가치사슬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동료 소비자 상호 간의 '좋아요'를 기반으로 한 경제의 등장이라는 측면에서 이를 '라이크커머스'라고 부르고자 한다.
Tell Me Your Narrative 내러티브 자본. 이러한 트렌드 변화 속에서 반전의 시작이 될 2022년을 준비해야 하는 우리가 가장 필요로 하는 역량은 무엇일까? 자신만의 서사, 즉 내러티브를 들려줄 수 있는 힘이 가장 중요한 자본력이 될 것이다. 이 꿈을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는 '내러티브 자본'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진 것이다.
----------------------------‐------------------------------------
팬데믹 종식에 관해서는 1)역학적 관점, 2)사회경제적 관점, 3)소비자행동적 관점의 3단계로 나누어 생각할 필요가 있다.
먼저, 역학적 관점에서는 종식이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으로 보인다. COVID-19는 특정 시기마다 돌아와 취약군을 괴롭히는 풍토병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두번째로, 사회경제적 관점에서는 언제 코로나로부터 회복됐다고 볼 수 있을까? 우리나라도 2021년 연말에는 전면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중증 환자 위주의 대응체계로 전환하는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정책이 가능할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렇다면 일반 소비자의 구매 행동은 코로나19팬데믹 이전으로 복귀할 수 있을까?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코로나 이전으로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경제전문지 <불룸버그>에 의하면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의 완전한 복귀를 선언한 영국의 경우, 대중교통은 84%, 축구 관람은 75% 정도에 머물렀으며, 카드 사용은 코로나 초기인 전년 동기보다도 8%낮았다. 이 통계는 우리가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으로 부터 자유로워지더라도, 예전의 매출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소비 행태가 과거로 쉽게 돌아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는 이유는 코로나 사태가 지나치게 길게 지속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의 변화를 하나의 '새로운 문화'로 본다면 2년이면 적응을 마치는 기간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모든 행동이 코로나 사태에 완전히 적응하는 것은 아니다. 변화된 행동이 하나의 습관으로 자리 잡으려면, 특정 상황에 노출돼 특정 행위가 반복된다고 하더라도 행위에 대한 '보상'이 주어져야 '상황 신호 - 행동 - 보상'의 연결고리가 형성돼 습관이 형성된다. 다시 말해서 오랜 시간에 걸친 반복과 더불어 보상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대하지 않았던 편리함과 즐거움을 경험하게 했던 '언택트', '편리미엄', '오하운'등의 트렌드는 '새로운 정상'으로 정착할 가능성이 높다.
----------------------------‐------------------------------------
1️⃣ Transition into a ‘Nano Society’ 나노사회 극도로 파편화된 사회에서 공동체는 개인으로 모래알처럼 흩어지고 개인은 더 미세한 존재로 분해되며 서로 이름조차 모르는 고립된 섬이 되어간다. 나노사회는 본서에 소개되는 주요 트렌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여러 변화의 根因이다. 나노사회는 모래알-해시태그-반향실의 3단계 비유가 표현하듯, 쪼개지고 뭉치고 공명하는 양상을 띠며,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다. 나노사회 블루 속에서 가장 선행돼야 할 것은 '공감력'을 기르는 일이다. 두번째로 필요한 것은 '우연한 발견 serendipity'의 재미를 깨닫는 것이다. 결국은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하는 건 휴머니즘이다. 새로운 공동체의 형성과 사회적 연대에 입각한 정체성의 재인식이 필요하다. 생명에 대한 존중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구서원 서로와 환경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기에 힘쓸 때, 나노 사회의 미래가 있다.
2️⃣ Incoming! Money Rush 머니러시 미국 서부에 골드러시가 있었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에는 머니러시 현상이 있다. 수입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자 하는 머니러시는 두 가지 이상의 일을 하는 '투잡' 'N잡'과 레버리지를 적극 이용해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투자로 양분된다. 머니러시 트렌드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한국사회가 그만큼 속물화되고 이쑈다는 비판되 제기되지만, 우리 모두 '앙터프리너십'을 키우고 자기만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시사점을 준다.
3️⃣ ‘Gotcha Power’ 득템력 상품 과잉의 시대, 하지만 돈만으로는 살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다. 뭔가를 얻기 위해서는 돈은 기본이고 시간, 정성, 인맥, 때로는 운까지 필요하다. 타인과 차별화하고 싶은 소비자의 욕망과 정교한 희소성 마케팅이 교차하고 있다. 이 신 개념의 과시소비 사회에서 희소한 아이템을 이해하고 가질 수 있는 '득템' 능력이 소비의 신권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돈만으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현대판 구별짓기 경쟁이 시작됐다.
4️⃣ Escaping the Concrete Jungle - ‘Rustic Life’ 러스틱 라이프 러스틱 라이프란 날 것의 자연과 시골 고유의 매력을 즐기며 도시 생활에 여유와 편안함을 부여하는 시골향 라이프스타일을 지칭한다. 러스틱 라이프는 도시와 단절되는 '이도향촌'이라기보다는 일주일에 5일 정도는 도시에 머무르는 '오도이촌'을 실천하며 삶에 소박한 '촌'스러움을 더하는 새로운 지향을 의미한다. 과밀한 주거·업무 환경에서 고통받는 대도시나, 고령화와 공동화 현상으로 시름을 겪고 있는 지자체 모두 ‘러스틱 라이프’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6️⃣ Opening the X-Files on the ‘X-teen’ Generation 엑스틴 이즈 백 도무지 알 수 없다는 의미에서 '미지수'를 뜻하는 알파벳 x를 붙여서 만든 ‘X세대’. 그 많던 X세대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그들은 지금의 MZ보다 더 큰 충격으로 세대 담론을 촉발했던 신세대의 원조였다. 기성세대보다 풍요로운 10대를 보낸 이 새로운 40대는 개인주의적 성향을 가지며, 자신의 10대 자녀와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한다는 면에서 ‘엑스틴X-teen’이라고 부를 수 있다. X세대는 사실상 지금의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기둥이다. X세대는 민주사회로의 이행, 소비사회로의 진입,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 대중문화의 폭발적 확산 등 현대사회의 전환점을 전후 모두 경험하고, 거의 모든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세대가 아닐 수 없다.
7️⃣ Routinize Yourself 바른생활 루틴이 자기 관리에 철저한 신인류가 나타났다. 스스로 바른생활을 추구하며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이들을 ‘바른생활 루틴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근로 시간의 축소와 코로나의 영향으로 생활과 업무의 자유도가 높아지면서, 자기 관리를 보다 단단히 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큰 성공이 어려워진 나노사회에서 자아의 의미를 찾는 방법은 반복되는 일상에서 '미세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다. 루틴이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인생이지만, 그 인생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기다짐적' 삶의 태도다. 문제는 '신뢰'다. '바른생활 루틴이' 트렌드는 조직 관리든 학교교육이든 자녀 지도든 사람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기 향상을 도모하는 존재이며, 나태 속에서 스스로를 일으킬 모멘텀을 추구하는 본성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 Tell Me Your Narrative 내러티브 자본 서사(敍事)는 힘이 세다. 강력한 서사, 즉 내러티브 (narrative)를 갖추는 순간, 당장은 매출이 보잘 것 없는 회사의 주식도 천정부지로 값이 오를 수 있다. 테슬라가 그렇다. 테슬라의 주가는 머스크의 꿈이 수치로 반영된 것이고, 그 꿈은 강력한 내러티브에 뿌리를 두고 있다. 브랜딩이나 정치의 영역에서도 자기만의 서사를 내놓을 때 단번에 대중의 강력한 주목을 받는다. 내러티브는 단순한 story와는 다르다. 이야기가 사건 자체를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면, 내러티브는 발화의 주체가 창의성을 가지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서술하는 것에 방점을 찍는다. 2022년에 치러질 두 번의 선거는 치열한 ‘내러티브 전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을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것이다. “나만의 내러티브는 무엇인가?”
[책] 이어령 교수 '마지막 수업' (0) | 2022.03.06 |
---|---|
CES 2022 from far far away (0) | 2022.01.15 |
[책] 2030 축의 전환, The Future of Everything (0) | 2021.02.04 |
[책]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21 (0) | 2020.10.14 |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인류 (0) | 2020.07.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