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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를 제대로 전달하기

Leadership

by nerdstory 2023. 10. 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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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이 주말이라고 퍼져 자는게 말이 돼?" 
”그냥 내버려둬!”
토요일 아침. 울려 퍼지는 와이프의 잔소리는 우리집 평화를 깬다. 엄마의 간섭에 착한 내 아이는 짜증을 내기 일수다.


 왜 와이프는 잔소리를 할까? 자식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에서 성실한 생활 습관을 길러주려는 ‘좋은 의도’ 때문이다. 옆집 아이가 밤새 ‘더 글로리'를 정 주행하고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잔다고 화가 나서 야단칠 일이 있을까? 내 아이이기 때문에 야단치는 거다. 사랑한다는 좋은 마음이 있으니까. 부모의 좋은 의도가 아이와의 갈등을 유발하는 것이다.

 

리더가 조직을 이끌어가는 과정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커뮤니케이션이다. 하지만 많은 리더들이 '무엇을' 말할 것인가에 집중하는 반면, '어떻게' 말할 것인가는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리더십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과 분위기는 메시지의 내용만큼이나,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조직 내에서도 의도와 달리 갈등이 초래되는 경우가 빈번한데, 그 이유는 동일하다. 인간은 선한 의도를 가질 때, 자신도 모르게 도덕적 우월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상대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마음과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확신이 더해지면, 스스로의 태도에 정당성을 부여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확신이 오히려 표현을 거칠게 만들거나 주관성을 띠게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과정에서 상대가 내 말을 듣고 어떤 감정을 느낄지에 대한 고려가 부족해질 수 있으며, ‘다 너를 위하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야’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무의식적으로 훈계하는 태도를 취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같은 내용을 전달받더라도 리더의 태도에 따라 받아들이는 느낌이 전혀 달라진다. 예를 들어, 팀원들에게 피드백을 줄 때 엄격하고 차가운 태도로 전달하면 방어적인 반응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반면, 격려와 배려의 태도로 접근하면 같은 내용이라도 더욱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리더가 단순한 정보 전달자가 아니라, 분위기를 조성하는 역할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모와 자식 간의 대화에서도 마찬가지다. 부모는 자녀의 미래를 걱정하며 조언하지만, 자녀 입장에서는 지나친 간섭이나 통제처럼 느껴질 수 있다.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인데, 왜 이렇게 반항하니?”라는 부모의 속상함도 결국은 의도가 올바르게 전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어도 그것이 상대방에게 거부감이나 반발을 일으킨다면, 오히려 말하지 않는 것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소통에서 핵심은 자신의 의도 자체가 아니라 자신의 의도를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는 의도가 좋을수록 한 번 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어떻게 표현해야 나의 의도가 왜곡되지 않고 구성원들에게 전달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비록 선한 의도가 있을지라도 상대방을 함부로 대할 수 있는 권한은 그 누구에게도 없다. 피터 드러커는 "내가 무슨 말을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무슨 말을 들었느냐가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태도와 분위기는 말의 내용을 뛰어넘어 조직의 문화를 형성하는 데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신뢰와 존중이 기반이 된 분위기 속에서 전달된 메시지는 구성원들에게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협력적인 조직 문화를 조성하는 데 기여한다. 반대로, 지시적이고 권위적인 태도로 일관하면 조직 내 소통이 단절되고, 구성원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리더가 전달하는 분위기는 비언어적 요소에서도 드러난다. 표정, 몸짓, 목소리 톤 등은 말의 의미를 강화하거나 반대로 약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리더가 회의에서 따뜻한 미소와 부드러운 목소리로 의견을 요청하면 구성원들은 더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 반면, 날카로운 시선과 엄한 어조로 질문을 던지면 긴장과 불안이 조성되어 솔직한 의견 개진이 어려워진다.


결국, 리더는 단순히 '무엇을'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조직 내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람이다. 효과적인 리더십 커뮤니케이션은 메시지의 정확성과 논리 뿐만 아니라, 태도와 분위기를 통해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서 완성된다. 따라서 리더는 자신의 말뿐만 아니라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 그리고 구성원들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 

리더십의 진정한 힘은 말이 아니라, 그 말이 전달되는 분위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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