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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 한국의 2차판권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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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rdstory 2007. 8. 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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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현렬 워너홈비디오코리아 사장

 
"2차 판권 시장 얼마든지 개척할 수 있다"
"한국의 2차 판권 시장이 어려운 상황인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환경이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 소비자의 니즈(needs)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사업모델을 제시할 경우 전망이 밝다고 봅니다. 현재 워너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한국에서 선보인 디지털 다운로드 사업도 이 같은 맥락에서 설명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현렬(42) 워너홈비디오코리아 사장은 6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상당수 할리우드 직배사들이 한국에서의 2차 판권 시장을 포기하고 철수했지만 워너는 다르다"면서 "한국 소비자의 니즈에 맞춘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2차 판권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워너홈비디오코리아는 최근 싸이월드, iMBC 등과의 제휴를 통해 워너브라더스의 다양한 영상콘텐츠를 유료로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새로 선보인 다운로드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DVD 구입 가격보다 20~30% 정도 싼 가격으로 워너브라더스의 최신 영화와 드라마 등의 영상 콘텐츠를 고화질로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이 디지털파일을 다운로드하면 4개 카피(복사물)까지 볼 수 있어 국내 소비자의 영상물 소비행태에 딱 들어맞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령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를 디지털 파일로 내려받으면 집에 있는 컴퓨터와 직장에 있는 컴퓨터, PMP, 휴대폰 등 4개의 서로 다른 디지털 기기에서 즐길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사장은 한국의 2차 판권 시장이 붕괴한 것은 소비자가 VHS에서 DVD로 넘어가야 할 시점에 외환위기가 닥쳐 DVD플레이어나 DVD를 구입할 경제적 여력이 없었고, 이후 멀티플렉스를 중심으로 한 한국 영화시장의 급속한 팽창으로 인해 많은 영화인들이 2차 판권 시장의 중요성을 간과했던 데 주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국에 4만 개나 있던 비디오 대여점이 지금은 5천 개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가정의 DVD 보급률도 20% 수준에 불과합니다. 2000년대 들어 전국의 스크린 수가 300개에서 1천800개까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1천만 관객 영화가 두 편이나 탄생하는 등 급속한 팽창을 거듭하면서 많은 영화인들이 2차 판권 시장이 붕괴돼도 그 심각성을 미처 깨닫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한국영화가 급격히 어려워지자 많은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 2차 판권 시장의 중요성이 다시금 거론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2차 판권 시장이 발달한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2000년대 들어 2차 판권 시장이 거의 붕괴되다시피 한 한국시장에서 상당수 할리우드 직배사들이 2차 판권 사업부를 철수한 상황이라고 이 사장은 설명했다.
"파라마운트와 유니버설은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고 20세기폭스는 최소한의 인력으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한국의 2차 판권 시장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죠. 2차 판권 시장이 발달한 미국의 워너 본사 역시 한국의 2차 판권 시장이 왜 안 되는지 잘 이해를 못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시장 상황과 소비자의 생활 패턴이 전혀 다르다는 걸 이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었죠. 가령 미국의 경우 DVD플레이어 보급률도 80%에 달할 뿐 아니라 DVD를 빌려다가 집에서 가족, 혹은 친구들과 함께 보는 것이 하나의 놀이문화인 데 비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집에서 DVD를 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바로 집 앞에 나가면 있는 시설 좋은 멀티플렉스에 가서 보는 걸 더 좋아하죠. 이는 문화 자체의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사장은 국내에 만연해 있는 불법 다운로드 문제에 대해서도 견해를 피력했다.
"사실 불법 다운로드가 큰 문제입니다. 특히 저희 같은 회사는 불법 다운로드 때문에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심각성을 오래 전부터 충분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언제까지나 이런 상황을 방치할 수는 없을 거라고 봅니다. 사실 정책은 늘 산업발전 속도보다 늦습니다.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이 마냥 지적재산권을 도외시할 수는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머지 않은 미래에 공정한 시장으로 바뀔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희가 디지털 다운로드 등의 사업을 통해 공략하려는 계층도 불법 다운로드를 즐기는 계층은 아니고 '어디서 합법적인 콘텐츠를 접할 수 있을까'를 궁금해하는 소비자층입니다. 저희는 이처럼 합법적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접하고 싶어하는 소비자층이 많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저희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어떻게 합법적인 모델을 만들어 소비자가 편하게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 사장은 현재 국내 3대 이동통신사 중 한 곳과도 디지털 다운로드 사업 제휴를 위해 접촉 중이며 향후 다양한 방식의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정열 기자 passion@yna.co.kr  [연합뉴스 2007-08-0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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