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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B판 미수다’ 한국알리기 첨병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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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rdstory 2008. 5. 1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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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욘사마’ 도시락이 일본 편의점에서 한정 판매된다는데 이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1인용 도시락 중에서 가장 고가라고 하네요. ‘욘사마’ 도시락은 어떤 맛인지 정말 궁금해요.

“고가면 어떠랴∼. 배용준이 골라서 정성껏 만들었다는데. 아마도 일본 팬들과 미식가들에겐 인기 만발이겠어요.

14일 오후 서울 중구 교통방송(tbs) DMB방송 스튜디오. 언뜻 듣기에는 일반 방송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방송을 진행하는 이들이 일본인이고, 전체 방송을 일본어로 진행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케베 가쓰히코(44)씨와 도이 미호(35·여)씨가 진행하는 ‘곤니치와 서울’(안녕하세요 서울) 일본어 방송 중 ‘韓流! だいすき’(한류! 너무 좋아요) 코너 시간. 일본에서 인기를 얻는 한류 스타들의 새 소식, 최신 활동을 일본인의 시각에서 해석한 것이다. 이들은 이 밖에도 한·일 양국 뉴스 브리핑, 여행지 소개, 생활 속 한국어 배우기, 한국 예절 등을 소개하며 우리 문화를 일본인에게 소개하는 민간 외교 사절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교통방송은 지난달 14일부터 매일 8시간씩 DMB를 통해 영어, 중국어, 일어로 관광과 교통안내 등의 외국어 방송을 하고 있다. ‘곤니치와 서울’을 포함해 서울의 명소와 중국문화원 소식 등을 전하는 중국어 방송 ‘서울에서 만나요’, 서울체험담과 영어권 국가의 대사관 소식 등을 전하는 영어 방송 ‘서울 투 고’ ‘서울 오브 아시아’ 등 총 4개 프로그램을 2시간씩 방송한다.

이들 프로그램의 목표 청취자는 국내에 거주하거나 여행 중인 외국인으로, 영어를 제외하고는 외국인 대상 첫 외국어 방송이다. 어학 교육 목적이 아닌 생활정보 소개를 중심으로 하기에 청취자 사연을 들여다보면 우리나라에서 유학 중인 일본인 학생,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중국동포, 여행객 등이 주를 이룬다. 외국어를 공부하려고 ‘생활 언어’를 접하고 싶어하는 우리나라 학생도 상당수 있다.

모두 국내에서 오랫동안 거주한 원어민이 방송을 진행하기에 각국의 관점에서 바라본 우리나라의 모습도 비교해볼 수 있다. DMB판 미녀들의 수다’인 셈이다. ‘곤니치와 서울’을 진행하는 이케베씨 역시 우리나라 여성과 결혼하면서 서울에 정착해 올해 15년째 살고 있다. 도이씨는 일본어 교사로서 11년 전 우연히 우리나라에 온 뒤 아예 눌러 살고 있다.

도이씨는 “우연히 한국에 오게 되면서 원래는 3년만 있다가 일본으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이제 발목을 잡혔다”며 유창한 우리말로 너스레를 떨었다.

이케베씨는 일본어 성우나 재연배우로서, 도이씨는 일본어 강사로서 각각 방송 경험이 있긴 하지만 매일 생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다. 특히 교통방송의 특성상 실시간 교통정보가 빠질 수 없는데, 수다 떨듯이 즐겁게 방송을 진행하다가도 이 대목에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롤러코스터를 타고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등을 돌면서 부들부들 떠는 꿈도 꿨어요. 실시간 교통정보시스템을 보고 방송에서 설명을 해줘야 하는데 분명히 교통사고 났던 곳이 갑자기 사라지기도 하면 등에서 식은땀이 흘러요.(도이씨)

일본에 우리나라가 잘 알려지지 않은 시절에 한국땅을 밟은 이들은 요즘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한류 위기론’에 대해서도 느긋하다. 그들은 일본인의 한류에 대한 접근은 ‘반짝 애정’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케베씨는 “처음에는 ‘한드’(한국드라마) 하나로 한류가 시작됐지만 요즘엔 음악, 영화 등 한국문화 전반으로 일본인들의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며 “일본에서 한국문화는 이제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일본 대중문화 개방 정책에 따라 일본어 가창 음악을 방송에 내보낼 수 없는 것이 이들에겐 가장 아쉽다. 현재로서는 일본어 가창 음반을 제외한 연주음악이나 제3국어 가창음악, 우리말 번안음악만 가능하다. 5년 전 대부분의 일본 대중문화가 개방됐지만 방송에서 일본어 가창 음악과 ‘15세 이상 관람가’ 드라마, 오락프로그램 등만은 아직 금지됐기 때문이다.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방송되는 교통방송의 DMB 외국어방송은 인터넷으로도 들을 수 있다. 이준호 교통방송본부장은 “앞으로 공항이나 투어버스 등에 DMB 휴대전화기를 대여하는 시스템 등을 확대해 외국인이 다양하게 청취할 방법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세계일보 2008-05-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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