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CO 시장을 보면 마케팅 관련 사업이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블록체인이 마케팅 영역에서 이렇게 주목 받는 이유는 블록체인 가치의 핵심인 ‘분권화’와 ’신뢰’의 주된 대상이 ‘거래 정보’이고, 이 데이터의 가장 큰 소비 시장 중 하나가 바로 ‘광고 산업’이기 때문이다.
10년 전만 해도 개인 정보의 가치는 주로 텔레마케팅이나 스팸, 피싱 등 달갑지 않은 영역에서의 활용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사람들의 일상이 네트워크에 상시 접속되어 있게 되면서 데이터의 종류와 양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해졌고, 이를 처리/가공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데이터의 경제적 가치가 급등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경제적 가치는 대부분 ‘광고 상품화’를 통해 실체화 되고 있다.
하지만 광고 상품화를 통해 발생하는 경제적 가치의 대부분은 데이타를 확보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돌아가고 데이터 원천 제공자는 가치사슬에서 소외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블록체인을 통해 광고 산업을 재편하고자 하는 도전자들은 데이터의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하고 데이터 제공자에게 경제적 보상을 돌려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디지털 광고 산업의 특징 중 하나가 원천 데이터 공급자가 다시 데이타의 최종 산출물인 광고의 소비자(타겟)가 된다는 것인데, 데이타 제공자와 광고 소비자가 동일하다는 점에서 데이타의 경제적 가치를 보상해 준다는 것은 광고 반응에 보상을 제공한다는 것으로 대치될 수 있을 것이다.
데이타 제공에 대한 보상은 아니지만, 데이타의 최종 산물인 광고에 보상을 제공하는 시장은 이미 존재하고 있다. OK캐쉬백도 앱과 락스크린 서비스를 통해 보상형 광고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장은 보상만을 좇아 다니는 체리피커를 양산할 뿐 진정한 고객을 유치하지 못한다는 인식으로 쉽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분산화에 의한 데이타 유통의 투명성, 스마트 컨트랙트에 의한 통제의 용이성, 암호화폐에 의한 보상 가치의 극대화라는 특성을 통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데이타 유통이 투명해 진다는 것은 데이터 제공자 입장에서 자신의 데이터가 언제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 수 있다는 점 외에도 광고주 입장에서 누가 체리피커인지 알 수 있게 된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데이타가 스마트 컨트랙트에 올라가게 되면 제공자가 동의한 범위를 넘어서 기업이 데이타를 오남용 할 수 있는 여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고 제공자는 계약 조건에 따른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 기업은 고객이 더 많은 데이타를 자발적으로 제공해 줄 안전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
암호화폐화된 보상 포인트가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다는 것은 통화로서 범용성과 더불어 자산으로서 가치를 지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갑을 통해 포인트를 받아주는 곳 어디서나 지불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는 보상 포인트를 보유함으로써 자산 가치를 증식하려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블록체인의 이러한 특성들은 광고주와 소비자 상호간의 ‘불신’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보상의 가치를 높여 줌으로써 광고 시장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10여년 전 스마트폰이 등장할 때 플랫폼 사업이 그랬던 것처럼 블록체인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지금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진정성과 구체성이다. 블록체인이 가져다 줄 고객 가치의 혁신에 대해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고 이를 서비스에 구체화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런 건강한 플레이어들이 시장의 불합리와 불균형을 해소하며 그 속에서 기회를 찾고자 끊임 없는 도전과 노력이야말로 궁극적으로 산업의 진화를 이끌고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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