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헤지펀드 시타델 CEO이자 억만장자 켄 그리핀은 최근 1억달러(약 1197억원) 이상을 지불하고 장 미셸 바스키아의 1982년작 '소년과 개'를 구입해 화제가 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리핀은 뉴욕 컬렉터 피터 브랜트에게서 작품을 구입했으며, 대중에게 공개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경제가 휘청하는데도 그리핀은 왜 거액을 미술품에 쏟아부었을까.
크리스티 경매 아태 총괄사장 프랜시스 벨린은 최근 "저명한 작가의 작품은 금과 달러화 같은 안전자산"이라며 "부자들은 위기 상황에 연연하지 않고 귀한 작품을 찾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코로나19로 크리스티 오프라인 경매가 중단됐지만 올해 1~5월 VIP 컬렉터를 위한 프라이빗 세일 판매액은 지난해보다 120% 증가했다. 그 중에서 500만달러(약 60억원) 이상 고가 작품 판매는 전년 대비 400% 급증했다.
벨린은 "진지한 컬렉터들은 2008년 금융위기, 최근 홍콩 시위와 미·중 무역 전쟁 등에 흔들리지 않고 미술품 구입을 장기전으로 본다. 최고의 작품, 시장에 거의 나오지 않는 희귀작들을 찾는 데 적극적"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는 온라인 경매 가능성을 재발견하는 계기도 마련해줬다. 올해 1~5월 크리스티 온라인 경매 낙찰액이 총 3580만달러(약 438억원)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낙찰액 2880만달러(약 353억원)보다 24.2%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예정된 온라인 경매는 83회로 지난해보다 73% 늘렸다.
"150여 개국에서 온라인 경매에 참여하고, 신규 고객만 최대 80% 달하는 경매도 있습니다. 디지털로 구입한 작품에 신뢰가 생길수록 가격대가 높은 출품작에 응찰하는 게 참 흥미로워요. 특히 아시아 고객들이 급증해 올해 1분기에 전년 대비 155% 증가했죠."
온라인으로 작품을 구입하는 컬렉터의 44%가 45세 미만인 것을 감안해 디지털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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