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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단상]한국 음악시장 발전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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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rd 2008. 2. 11.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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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선배분의 기고문이 있어서 포스팅합니다.


지난해 가요계는 원더걸스의 ‘텔미’ 열풍으로 뜨거웠다. 서너 살 아이부터 40·50대 중장년층까지 텔미를 흥얼거렸으며 텔미는 오랜만에 국민 모두에게 사랑받는 히트곡이 됐다. 하지만 원더걸스의 작년 음반 판매량은 4만8000장에 불과했다. 가요계 전체를 봐도 20만장을 넘긴 앨범은 단 한 장도 없었고 10만장을 넘긴 앨범은 SG워너비 4집, 슈퍼주니어 2집, 에픽하이 4집 단 3종뿐이었다.

 음반 시장이 이처럼 침체인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가장 큰 부분은 불법 다운로드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음악은 듣지만 음반 판매는 급락하고 온라인 음악 매출도 높은 증가세가 아니라는 점은 불법복제가 음악 시장을 갉아먹고 있음을 의미한다.

 디지털음악산업발전협의체 자료에 따르면 전성기였던 지난 2001년 3700억원을 넘었던 음반 시장은 2007년 600억∼700억원으로 급감했다. 디지털 음악시장은 최근 1500억원에서 성장을 멈춰 제자리걸음이다. 현재 합법적인 음악 시장 전체 규모는 2000억원을 약간 웃돌고 있는 반면에 P2P나 웹하드로 유통되는 불법시장의 규모는 이미 합법적 음악 시장을 넘어서고 있다. 또 현재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국음원제작자협회 등 음악 신탁단체가 문화관광부에 제출한 ‘음원 사용료 징수 개정안’에 디지털저작권관리가 없는(non-DRM) 무제한 월정액제를 인정하는 내용을 담아 음악산업계에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논DRM 무제한 월정액 다운로드 서비스는 월 4000원만 내면 사용자가 원하는 만큼 무제한으로 음원을 내려받을 수 있다. 또 논DRM으로 영구 소유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CD로 다시 불법복제 및 공유가 가능하다.

 이 경우 두 가지 문제점이 야기될 수 있다. 첫 번째는 불법복제를 용이하게 하고 불법공유를 통해 저작권 침해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음원권리자의 권리 침해 및 유통 업체들의 손실로 이어질 것이며 CD 제작 서비스의 활성화로 인해 현 700억원 수준의 정상적인 CD 판매는 절반 정도로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전체적인 음악시장 규모도 줄어들게 된다.

 음악시장 침체의 다른 원인을 찾아보면 어려운 시장 환경으로 인해 제작되는 음악들이 점차 비슷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일본·영국 등의 사례를 보더라도 이상적인 음악 시장은 트렌디한 음악이 시장을 주도하더라도 다양한 음악이 공존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대중음악은 인기 장르에 편중, 제작되고 있어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과 감상 기회를 주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음악’이 가지는 본질에 더욱 충실하게 제작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일지도 모른다. 최근 토이·김동률·이적 등 오래된 싱어송라이터 뮤지션의 음악이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 것처럼 가수 각각의 개성을 더 잘 표현해 차별성을 지닐 수 있는 음악적 고민이 있어야 하며 빅뱅·원더걸스 같은 개성 있는 신인이 나올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천편일률적인 음악 장르와 스타일에서 벗어난 획기적인 시도들과 더불어 병행돼야 할 또 하나의 노력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음악 소비자가 이런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통로가 확보돼야 한다는 점이다. 아티스트와 엔터테이너의 경계를 허물고 다방면으로 활동할 수 있는 ‘끼’ 있는 스타가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들 스타가 방송을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어 가진 건 자신의 음악밖에 없는 아티스트들은 그 ‘흥행성’ 부족으로 점차 대중 매체에서의 노출 기회가 줄어들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배적 멀티미디어 매체인 지상파 방송 관계자들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 음악시장은 수년간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은 급격하고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환경 변화로 인해 음악 시장은 위기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여러 문제를 장기적인 관점으로 하나하나 해결해 나감으로써 시장 질서를 구축할 수 있는 절호의 시기기도 하다.

 <신원수 서울음반 대표 sktsws@seoulrecor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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