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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서번트 리더십에서 변화 리더십까지 위기대처, 예능 MC를 배워라

Nerd 2009. 3. 6. 07:30
서번트 리더십에서 변화 리더십까지 위기대처, 예능 MC를 배워라  (이코노믹리뷰)


◇유재석의 ‘서번트 리더십’◇

“자신을 웃음거리로 삼아 팀을 구하다”

요즘 TV에서 가장 자주 얼굴을 볼 수 있는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 유재석이다. 그는 월요일 밤부터 일요일 저녁까지 거의 매일 TV에서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유재석에게 ‘식상하다’거나 ‘지겹다’는 말을 하는 시청자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시청자 게시판을 찾아봐도 유재석에 대한 비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지극히 평범하고 어찌 보면 소심해 보이기까지 하는 데다 특별한 개인기나 장기를 갖지 못한 유재석이 이처럼 높은 인기를 얻을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방송가 사람들은 유재석의 인기비결을 ‘출연자에 대한 배려’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녹화를 할 때 유재석같이 섬세하게 출연자를 배려하는 이는 처음 본다. 그의 배려로 말이 없는 연예인들도 유쾌한 상황을 만들어낸다”(코요테 멤버 김종민)거나 “재석이는 웃길 것 다 웃기면서도 게스트 모두에게 질문을 나눠준다”(방송인 박미선)는 방송가 관계자들의 말은 유재석의 인기비결을 쉽게 짐작하게 해준다.

특히 유재석은 상대방을 깎아내리기보다는 자신을 낮추고 무너뜨려 스스로를 웃음의 소재로 삼는 진행 스타일로 벌써 몇 년째 최고의 예능 MC로서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유재석의 이 같은 진행 스타일은 팀원들 위에서 지배하고 군림하는 팀장이 아니라 팀원들과의 수평적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섬김형 리더십’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팀원에 대한 친절함과 배려로 팀원들이 창의성(웃음)을 유발할 수 있도록 하는 유재석의 수평적 서번트 리더십은 조직의 창의성이 가장 중요시되는 21세기에 환영받을 수밖에 없는 리더십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커다란 상황만 주어지고 특정한 형식 없이 진행되는 최근 예능 프로의 경향 속에서 유재석은 출연자들이 최대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해 출연자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그들의 잠재된 유머감각을 이끌어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에서 전혀 의외의 인물인 배우 이천희가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는 배경에는 출연자를 배려하는 유재석식 리더십이 숨어있는 것이다.



◇강호동의 ‘솔선수범 리더십’◇

“팀원들과 부대끼며 현장을 장악하라”

현재 방송계에서 유재석과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MC가 강호동이다.

씨름선수 출신의 우락부락한 외모에 억센 경상도 사투리의 발음, 방송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강호동이 최고의 예능 MC로 올라설 수 있던 비결은 바로 현장을 장악하는 특유의 카리스마에 있다. 그가 출연하는 모든 프로그램에서 강호동은 씨름선수 출신의 신체적 조건과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를 이용해 때로는 출연자들을 윽박질러가며 또 때로는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들며 방송 현장을 장악한다.

이에 대해 강호동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인 <스타킹>의 서혜진 PD는 “강호동은 네 시간 반 녹화 동안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재미없는 사람까지 재미있게 만들어준다. 이건 인간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출연자들에게 결코 큰소리를 내는 법이 없는 유재석과 달리 강호동은 때때로 출연자들을 윽박지르기도 하고 큰소리로 때를 쓰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의 진행이 시청자들에게 비호감으로 비치지 않는 까닭은 그가 출연자들과 온몸으로 부대끼며 호흡하는 것이 TV 화면에 그대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호동은 자신이 진행을 맡고 있는 프로그램 <1박2일>에서 이승기, 은지원, MC몽 등과 10살 이상 차이가 나는 출연자들과 직접 게임을 하며 티격태격하고 때로 어린 출연자들에게 당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프로그램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더욱이 강호동은 이처럼 출연자들과 부대끼며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도 출연자들에게 적절한 역할을 나누어주는 팀장의 역할도 결코 게을리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대목에서 강호동은 둔한 외모와 달리 자신의 역할과 임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팀장의 면모를 보여준다.

강호동이 <1박2일>에서 “승기야!”, “몽아!”라고 경상도 사투리를 섞어 출연자들을 정겹게 부르는 것은 비록 연기이기는 하지만 그 속에는 현장에서 부대끼며 팀원들의 신뢰를 얻은 팀장의 자신감이 배어있다.


◇이경규의 ‘변화 리더십’◇

“물 흐르듯 변화에 몸을 맡겨라”

이경규는 1981년 MBC 개그콘테스트로 데뷔했다. 방송활동을 시작한지 햇수로 만 28년이 되는 셈이다. ‘몰래카메라’와 ‘양심냉장고’ 등 그동안 그가 남긴 유행어와 히트코너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28년간 방송생활을 하면서 이경규는 숱한 위기와 슬럼프를 맞았지만 그때마다 훌륭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1990년 몰래카메라로 큰 성공을 거둔 후, 자신이 제작·출연한 영화 <복수혈전>의 실패로 위기가 찾아왔지만 ‘양심냉장고’로 유명한 <이경규가 간다> 프로그램으로 멋지게 재기에 성공했고, 1998년 1년간 일본 유학을 다녀온 후에도 <대단한 도전>으로 성공적으로 방송에 복귀했다.

이경규가 이처럼 변화에 잘 적응하며 예능 MC로서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그의 ‘유연한 사고’를 꼽는다. 실제로 그는 위계질서가 엄격한 코미디 계에서 스무 살 이상 나이 차이가 나는 후배들과 낚시도 다니고 밥도 먹으며 스스럼없이 어울린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경규 자신은 “후배들이 어렵지 않게 생각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도태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나이가 좀 들었다고 해서 넥타이 매고 점잖만 떨다가는 금세 도태된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다.

올해 이경규는 <라인업>, <도전 예의지왕> 등 진행하던 프로가 잇따라 폐지돼 ‘천하의 이경규’도 슬럼프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이경규는 이마저도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공공연하게 자신이 슬럼프인 상황을 인정하고 그러한 슬럼프의 원인마저 웃음의 코드로 삼는 유연함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다. 자신의 부진을 웃음으로 삼으면서도 한편에서 이경규는 “시청자들이 오랜 기간 방송에서 보면서 식상함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진지한 진단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자신의 슬럼프에 유연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진지한 성찰을 빼먹지 않는 이경규의 자세야말로 그가 머지않아 다시 멋지게 재기할 것임을 확신하게 해주는 이유다.


◇박명수의 ‘2인자 리더십’◇


“자신의 능력과 역할을 직시하라”

1993년 MBC개그맨 공채 4기로 데뷔한 박명수는 오랫동안 무명의 세월을 보냈다. 그러던 박명수가 지금은 일주일에 두세 개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예능계의 ‘블루칩’으로 성장했다.

보잘것없는 외모에 어눌한 말투의 그가 프로그램에 나와 다른 출연자들의 구박을 받으면서도 자기모멸에 빠지지 않고 되레 잘난 체를 하고 큰소리를 치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환호를 보내고 있다.

이처럼 박명수가 큰 인기를 얻게 된 배경에는 그동안 방송에 등장하던 인공적이고 가공한 재료에 식상함을 느끼는, 시청자들의 바뀐 정서와 다양성이 허용되기 시작한 방송 환경의 변화가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박명수의 성공을 단순히 시청자들의 정서와 방송 환경의 변화로 치부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존재한다.

박명수의 성공에는 바로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려는 박명수의 노력이 배어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려는 박명수의 노력은 최근 그가 ‘2인자’를 자처하고 나선 점에서도 잘 나타난다.

최근 박명수는 유재석에 이은 2인자를 자처하고 있다. 방송에서 유재석에게 스스럼없이 “네가 있어야 내가 산다”며 2인자임을 내세우고 있다.

이 같은 박명수의 2인자 콘셉트는 보잘 것없는 외모에 부족한 언변으로 ‘열등생’ 이미지를 가진 그가 스스로 자신의 능력과 역할의 한계를 직시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2인자를 자처하기 시작하면서 ‘1인자 유재석’과 박명수는 서로가 서로를 살리는 윈윈 효과를 거두고 있다. 박명수와 유재석이 함께 진행하고 있는 <해피투게더>가 주중 예능 프로그램의 최강자로 자리 잡은 것이다.

프로그램이, 또 시청자가 원하는 자신의 역할을 직시하고 맡은 역할에 충실함으로써 팀을 살리는 박명수의 ‘2인자 리더십’이야말로 21세기가 원하는 새로운 리더십의 모습은 아닐까.
이형구 기자 (lhg0544@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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