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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융프라요흐 Jungfrajoch

Nerd 2007. 4. 12. 20:39
인터라켄으로 가는 열차안은 조용했다. 스위스의 수도인 베른에서 열차를 갈아타고 창밖을 바라보니 아기자기한 스위스의 집들이 늘어서 있기도 하고, 그 사이사이 우리와는 사뭇 다른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기도 하고.....


여행 첫날은 원래 그 모두가 신기하고 즐거운 법이다. 반복되는 창밖풍경에 질릴만도 하건만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마치 예쁜 엽서를 보고 있는 듯한 그런 기분이라고나 할까...그렇게 시간이 흘렀나보다. 창밖으로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잠이 들었나보다. 인터라켄에 도착하니 밤 11시가 훨씬 넘은 시각이었다. 취리히에서 인터라켄까지 3시간 20분이 소요되었다. 인터라켄 오스트역에서 내려 역건물쪽으로 다가가니 그 앞에는 호텔까지 이동하는 버스가 있었다. 일종의 시내 버스와 같은 그런 버스인데 호텔마다 정차를 한다고 한다. 두꺼운 파카에, 몸을 지탱하기도 힘들것만 같은 배낭을 하나씩 안고 작은 벤취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는 여행객들 사이로 여행용 가방을 끌고 지나가는 내 모습이 좀 우습게 느껴졌다. 그들처럼 등산객같은 차림으로 알프스를 오르는 것이 알프스에 대한 예의로 느껴진 것이다. 알프스가 자신의 위용을 순수하게 드러내 보이고 있지 않은가.. 자연인과 같은 그들의 차림새가 아마도 알프스와 근사하게 어울릴것이다. 늦은 시각이어서인가 그 버스도 그시간이 마지막이라고 한다.


만약 마지막 열차로 인터라켄에 도착하게 된다면 그 버스를 놓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만한다. 자정이 넘어서야 호텔(Hotel De Lac, 위 사진)에 도착했다. 그런데, 그들이 제시하는 숙박료에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는다. 잠시 눈을 붙이고 새벽이면 길을 나설터인데 그 몇시간에 한화로 20만원이 훨씬 넘는다는 돈을 지불해야 한다니 그 속상함이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하이야트 리전시나 리쯔칼튼을 기대한다면 큰 오산이다. 정말 하이디가 묵었을듯한 그런 소박함을 예상해야 한다.

만약에 조금 이른 시간에 인터라켄에 도착한다면 오스트역에서 다시 열차를 타고 그린덴 발트(아래 사진)로 향하길 바란다. 그린덴발트는 알프스의 고봉을 등산하는 산악인들의 베이스캠프로 유명한 곳인데, 인터라켄에 비해 숙박료가 훨씬 싸고 그림같은 알프스의 산록을 더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인터라켄이 아름다운 스위스의 작은마을이라면 그린덴발트는 달력에서나 보았을 듯한 알프스 산록마을의 정취가 여전히 숨쉬고 있는 전형적인 알프스의 마을이라고 할 수가 있을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림같은 알프스 산록을 더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닌가….  (그린덴발트는 융프라우로가는 루트에 포함되어있다)


  인터라켄에서 하루밤을 묵고 새벽녘에 인터라켄오스트역으로 향하니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인터라켄에서 융프라우로 가는 열차는 아침 6시 35분에 첫열차가 있었는데, 이를 이용할 경우 정상가격에서 40%정도 할인된 가격의 표를 구할수 있다고 한다.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나의 경우는 취리히공항에서 에이전트의 도움으로 나의 여정에 맞춘 표를 끊었기 때문에 새벽열차를 탈 필요는 없었지만 그렇지 않은경우는 첫열차를 이용하는 것이 경제적일 것이다. 하지만 그날의 날씨에 따라 첫 열차의 경우 안개로 인해 아름다운 알프스의 경치를 놓칠수도 있으니 이점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내려오는 산악열차에서 첫열차를 타고간 사람들의 아쉬움 섞인 탄성이 끊이질 않더라, 안개 때문에 올라오는 길에 제대로 볼수가 없었다고... 
 

융프라우로 가는길은 두가지로 나눌수가 있는데 그린덴발트를 거치는것과 라우터브루넨을 거치는 경우이다. 오스트역에서 융프라우까지의 왕복 기차표는 어느쪽을 거쳐도 상관이 없으므로 올라갈때와 내려올 때 경로를 바꾸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인터라켄 오스트역에서 열차를 타고 오르다 보면 하나로 연결되어 가던 열차가 반으로 나누어 지면서 앞쪽칸은 라우터 브루넨으로, 뒤쪽칸은 그린데 발트로 향하게 되어 있는데 열차가 끊어지며 갈라진 길로 서로 제각기 가는 모습또한 놓칠수 없는 구경거리중 하나이다. 하지만, 어느쪽의 루트를 택하든 2061미터의 클라이네샤이데크에서 다시 열차를 갈아타야한다. 나는 일단 그린덴 발트쪽의 루트를 택하기로 했다.

그 아름다운 설원을 바라보고 있으니 마치 일곱 살 먹은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갈수 있을것만 같았다. 세상이 이토록 맑고 하얗고 아름다울수만 있다면 하는 생각에 이 자연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알프스의 주민들이 한 없이 부러울 뿐이었다.

부러움을 가슴에담고 시린 손을 호호 불어가며 전망대를 내려오니 사람들이 식사를 하기위해 식당을 찾고 있었다. 이른 시간이어서인가 여러개의 식당중에 문을 연 식당이 두군데 밖에 없어서 그 중 한곳을 택해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나의 경우는 알프스에서 제일 높은 역에서 식사를 해야한다는 일념(?)으로 가득차서 그 곳에서 식사를 했지만 마음을 비운다면 내려오는길 중간중간에 역마다 식당이 있으니 마음에 드는곳을 골라 식사를 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왜냐면, 클라이네 샤이데크나 아이레네체르역같은 곳은 야외에서 식사를 할 수 있으니까... 또 한가지 기념품을 살 경우도 요흐역뿐만 아니라 내려오는 길에도 역마다 기념품을 판매하니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알프스를 올랐다는 벅차오르느 감동을 가슴에 담고 내려오는 등산열차에 올랐다. 앞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내려올때는 다른 루트를 택했는데, 내려오는길에서는 종착역마다 내려서 사진을 찍고 둘러보곤 했다. 라우터브루넨에서는 약 1시간 정도 돌아다녔는데 이 곳은 빙하에 깎여서 생긴 전형적인 U자 계곡으로 말로만 듣던 쉬타우바흐폭포가 있는곳이다.

마침 하이킹대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자전거 한 대에 자신을 맡기고 알프스를 오르는 그들을 보니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하고 여하튼 좋은 구경을 할 수가 있었다. 만약에 좀 더 시간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알프스에서 하이킹이나 스키또는 눈썰매를 즐기는 행운을 누려보길 바란다. 아마 그 기쁨과 추억은 배가 되고도 남을 것이다. 라우터브루넨을 마지막으로 하고 인터라켄으로 돌아오니 아침의 물안개가 거치고 초록색의 툰호수가 그 평화로움을 드러내고 있었다.

인터라켄이라는 지명이 이 툰호수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니 그 아름다움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짧지만 길었던 융프라우의 여행! 자연의 위대함을 뒤로한 채 나폴레옹이 만든 문명속으로가는 떼제베에 몸을 실으니,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부터 떠나지 않던 나의 여행의 화두, "여행의 끝에 나는 무엇을 남길수가 있겠는가" 에 대한 해답을 반쯤은 얻은듯하였다. 아직 나의 여정은 갈길이 멀고도 험한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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