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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CEO만 할 수 있는 일

Leadership

by nerdstory 2016. 3. 12.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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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G. 래플리(A.G. Lafley)
 

비즈니스 주기의 어느 단계에 속한 기업이건, 최고경영자(CEO)라면 가장 신경 써야 할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P&G의 CEO A. G.래플리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필자는 위기가 한창이던 2000년 6월 P& G의 CEO가 됐다. 그해 3월 7일 P&G는 3분기에 예상했던 만큼의 실적을 올릴 수 없을 것 같다는 발표를 내놓았다. 이날 하루 만에 추가가 86달러에서 60달러로 곤두박질쳤고, 다우존스 평균 주가는 무려 374포인트나 급락했다. 필자가 P& G의 CEO로 선임됐다는 소식이 발표된 후에도 P&G의 주가는 또다시 11%나 떨어졌다. P&G의 주가 폭락에 영향을 미친 요인들은많았지만, 가장큰 요인은 지나치리만큼 야심 찾던 P&G의 변화를 향한 노력이었다. 당시 P&G는 조직 변화를 꾀한다는 명분 아래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많은 것들을 바꿔놓으려 했고, 그 결과 일상적인 업무를 완수해내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2000년 여름 P&6를 괴롭혔던 가장 큰 문제는 시가 총액이 850만 달러나 줄었다는 사실이 아니었다. P&G가 부딪힌 최대 난관은 바로 신뢰의 위기였다. 각 사업부는 저조한 성관에 대한 책임을 본사로 떠넘겼고, 본사는 각 사업부를 비난했다. 투자자들과 재무 분석가들은 P&G의 실적 하락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심지어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직원들은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책임을 지고 회사를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익 배분 시스템에 들어 있는 지분이 반 토막 나는 상황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P& G의 은퇴자들은 더욱 분노할수밖에 없었다. 언론들은 'P&G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급랭'에서부터 '브랜드 제국이 안고 있는 문제: 우리는 P& G의 제품을 사랑하지만 기술주가 각광 받는 요즘 시대에 P&G의 주식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에 이르기까지 각종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연일 발표했다. P&G 가족들의 마음을 가장 후벼 팟던 것은 업계 정기간행물에서 뽑 아낸 'P&G, 아직도 중요한가?'라는 제목이었다.
P&G의 CEO를맡은 첫날 오후 6시, 필자는 눈부신 헤드라이트가 쏟아지는 TV 스튜디오에 암전히 않아 왜 P& G가 그런 상황에 처했는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등 쏟아지는 질문의 포화를 견더내야 했다. 당시 모든 사람들이 필자가 명쾌한 답을 내놓기를 바라고 있었지만, 사실 필자도 P& 6를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놓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미처 알지 못했다. 드디어 이전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CEO의 세계에 첫발을 들여놓게 됐던 것이다.
 


CEO가 해야할일

 

2004년 10월 CEO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피터 드러커, 저명한 CEO들, 경영 전문가들과 함께 모여 않았다. 이 자리에서 P&G의 CEO가 되어 맞이했던 첫날과 그 이후 더욱 힘들었던 몇 주간의 시간을 되돌아봤다(이 논문에서 인용한 내용들은 대부분 고날 드러커가 언급했던 애기를 토대로 한다)
회사를 구원하는 구세주라고 존경을 받기도 했다가, 회사를 망치는 악당이라고 매도되기도 하는 CEO들에게 엄청난 관심이 쏟아지는 시대다. 그만큼 'CEO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 질문을 문제 삼지 않는다 하더라도 여전히 대답해야 할 질문이 있었다. "우리는 과연 CEO의 역할 및 CEO가 해내야 하는 특수한 업무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는 걸까? " 드러커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오"라고 믿고 있었다. 그는 CEO란 필요할 때마다 혜성같이 나타나 문제를 해결하는 감독, 혹은 만능 내야수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CEO에게는 CEO만이 해낼 수 있는 특수한 역할이 있다는 뜻이다. 
2005년 11월 타계하기 전, 드러커는 CEO의 역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뒷다(월스트리트 저널은 드러커가 발표한 글 중 일부를 발췌해 2005년 1월 '미국을 경영하는 CEO[The American CEO]'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드러커는 2004년 "CEO는 내부와 외부를 잇는 연결고리다. 여기서 내부란 조직'을 지칭하며, 외부'란 사회, 경제, 기술, 시장, 고객을 뜻한다. 내부에는 오직 비용만이 존재한다. 결과를 얻으려면 외부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고 얘기했다.
P&G의 CEO로 살아온 지난날들을 돌아보면 그의 주장이 다는 생각이 든다. 뿐만 아니라 P&G의 CEO가 된 직후부터 지금껏 본인이 취해온 행동들은 드려커가 주장한 CEO의 역할과 일치한다. 필자는 이따금씩 드려커가 미처 마무리하지 못했던 원고를 다시 읽어보며 드러커가 던졌던 핵심적인 질문을 곰곰히 생각해보곤 한다. 'CEO만의 독특한 역할은 무엇인가? 즉 CEO만이 해낼 수 있으며, CEO가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은 무엇인가?' 드러커의 원고를 반복해 읽다 보니, 외부와 내부를 연결해야 한다는 드러커의 설명에 엄청난 힘이 술겨져 있음을 깨닫게 됐다. CEO는 기업 차원에서 의미 있는 외부 세계를 경험하는 유일한 사람인 만큼 외부 세계를 이해, 해석, 대변하고, 외부 세계에 조직이라는 내부 세계를 소개해야 한다. 또 자신이 맡고 있는 기업이 지속 가능한 매출, 이윤, 총 주주 수익률을 얻는 데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외부 세계에 반응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할 책임이 있다.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일은 오직 CEO만이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바로 CEO를 제외한 나머지 조직 구성원들은 휠씬 더 세부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정해진 한 방향을 향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즉 영업 사원은 외부 활동에만 집중하고, ,나머지 직원들은 모두 내부에만 집중한다. 내부와 외부를 아우르는 일은 정말이지 몹시 힘이 든다. 사실 양쪽, 모두를 조화시키는 것보다 한쪽을 택하는 일이 훨씬 쉽다. CEO는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기회를 찾아낼 수 있으며, 자신의 상사 또한 회사의 피고용인에 불과한 다른 직원들과는 달리 직접 결정을 내리고, 다른 직원들은 할 수 없는 어려운 요구를 할 수도 있다. CEO는 회사에서 정한 목표뿐만 아니라, 다양하며 때로는 상충되기도 하는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제시하는 지표 및 표준에 따라 회사의 성과 및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다.
또한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일은 CEO가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바로 외부 세계가 없으면 내부 조직도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게 CEO의 책임이자 유산이며, 내부에만 집중하는 행동은 성장의 적이라고 볼 수 있다. P& G는 4~6% 수준의 유기적인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며 10% 이상의 주당 순익 성장를을 기록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4%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려면, 유명한 세제 브랜드인 타이드와 비숫한 수준의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여야 한다. 6%의 성장률을 거두려면, P&G가 새로 시작한 남미 사업과 맞먹는 수준의 새로운 사업이 필요하다. 매년 이런 수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외부 이해관계자, 서로 상충되는 이해관계, 이들의 이해관계가 조직의 역량 및 한계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 지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없다면 이같은 목표는 달성할 수 없다.
외부와 내부를 연결하는 것이 CEO의 역할이라면, CEO는 실제로 어떤 일을 해야 할까? 필지는 드러커의 주장을 바탕으로 CEO가 해야 할 근본적인 업무를 4가지로 요약해봤다.

 
  1. 의미 있는 외부 세계를 정의하고 해석하는 일
  2.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 다음 질문에 끊임없이 답하는 일(이 조직은 어떤 비즈니스에 속해 있으며, 이 조직과 상관없는 비즈니스는 무엇인가? )
  3. 지금 당장 실현할 수 있는 높은 수익률과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투자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일
  4.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관과 기준을 만들어 나가는 일
 

CEO가 해야 할 일을 이처럼 간단하고 명료하게 설명할 수는 있다. 하지만 CE0가 해야 할 일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힘이 드는 만큼, CEO의 일 자체가 위의 설명만큼 간단하지는 않다. 또한 CEO는 자신만의 고유한 업무라고 보기 힘든 일에 개입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A.G. Laf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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