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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필수덕목 '간파력'

Power Review

by nerdstory 2022. 11. 24.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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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임원 인사철이다.

고위 임원으로 발탁된 사람이나 신임 최고경영자(CEO)에게 필요한 가장 중요한 덕목이 뭘까. 그동안 수많은 국내외 CEO들을 만나 보면서 사물과 현상을 꿰뚫어보는 안목(간파력)이 필수적이라고 느꼈다. 성공적인 CEO는 사안을 간파하는 예지(叡智)나 통찰(洞察)력이 뛰어났다. 구체적으로 다음 3가지 요건을 갖췄다.

첫째, 시대 변화를 읽어내는 안목을 지녔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들, 변해서는 안 되는 본질(원칙)을 잘 분간했다. 시대 변화를 사업으로 연결할 줄도 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시대 변화를 잘 읽어냈다. 그는 "앞으로 반도체 칩이 모자라서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빚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팬데믹 때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세계 각지에서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다. CEO에게는 회사를 전체적으로 굽어보는 부감력(俯瞰力)도 필요하다. 솔개를 비롯한 맹금류는 하늘에서 내려다보고 있다가 사냥감이 보이면 쏜살같이 돌진하는데, CEO가 연마해야 할 덕목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금은 모든 것이 급변하는 변곡점이자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경영환경이다. 이럴 때는 섣불리 움직이기보다는 전열을 가다듬고 내부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생산공정 혁신이나 변혁을 위한 좋은 기회일 수 있고, 거품을 걷어내고 내실을 다질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둘째, 인간의 본성을 꿰뚫어 본다. 매슬로의 욕구 5단계를 적절하게 활용한다. 조직에서 인정받으려는 인간 본성을 간파한 인사와 보상을 한다. 회사의 나아갈 방향과 철학을 공유하고 리더십을 발휘할 사람을 승진시키고, 회사에 수익을 가져다준 사람에게는 성과급으로 보상한다. 인간 본성을 꿰뚫어 보기 위해서는 "왜?"라는 의문을 최소 다섯 단계 이상에서 던져야 한다. 회사 안팎에서 목격되는 여러 어려움에 대해 '왜 그럴까?'라고 자문하다 보면 제각각으로 보이던 문제를 관통하는 핵심을 파악하게 된다.

셋째, 업의 본질과 자사의 미션에 대한 통찰력을 지녔다. 이건희 회장은 호텔신라를 예로 들면서 호텔업의 본질이 부동산업이자 임대업이라고 정의했다. 과거 도쿄에서 혼다의 후쿠이 다케오 사장에게 회사의 정체성을 물은 적이 있다. 오토바이부터 로봇, 제트기까지 만드는 혼다는 "과연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짧게 답했다. 개인용 이동수단을 만드는 엔지니어 집단이 모인 회사가 혼다라고 했다. 그렇기에 일반 대중을 태우는 대형 버스(여객기) 분야에는 진출하지 않는다고 했다.

국내 재계 인사 중에는 아예 명함에 미션을 적시해놓은 CEO도 있다. 학습과 코칭을 본업으로 하는 바인그룹의 김영철 회장은 명함에 자신의 사명(한평생 수양하여 남들에게 유익함을 주는 삶을 살겠다)과 회사의 지향점(대한민국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다)을 적어놓았다. 이처럼 CEO가 명함에 본인과 회사의 미션을 적시한 회사라면 모두가 그 방향으로 향하게 되고 목표 달성이 그만큼 쉬워질 것이다.

많은 CEO가 연말을 앞두고 사업구조 개편과 조직 통폐합 등을 고민한다. 그러나 수익성이나 사업 전망을 기준으로 특정 사업의 존폐를 결정하기 전에 '우리는 어떤 회사이며 앞으로 어떤 기업이 되려고 하는가'라고 물어야 한다. CEO의 직무는 사물을 정확하게 보는 데서 출발한다. 다양한 관점에서 꿰뚫어 보는 힘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CEO가 되길 희망한다면 사물의 이치를 꿰뚫어 보는 격물치지(格物致知)의 힘을 끊임없이 연마해야 한다.



[김대영 칼럼]. https://www.mk.co.kr/news/columnists/1054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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