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막내아들과 인생 2회차

오랜만에 정주행하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재벌집 막내아들 >입니다. 대기업(순양그룹) 마름이던 주인공(송중기)이 비자금을 찾아오라는 지시를 받고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출국했다가 오너 일가 중 누군가의 지시로 죽임을 당합니다. 죽은 줄 알았던 주인공은 자신이 순양그룹의 '4-2'(회장 넷째 아들의 둘째 아들을 지칭)의 몸으로 다시 살게 되며 자신을 마름처럼 부리다 죽인 순양그룹을 상대로 복수를 한다는 내용입니다. 그것도 과거의 기억을 그대로 가지고 말이죠.

덕분에 “별 볼일 없는 땅”으로 취급되던 분당지구 토지 5만 평을 증여받고,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에 대비해 달러를 확보해 막대한 환차익을 얻습니다. 아직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아마존이나 애플의 주식을 사들이기도 하지요.

드라마를 보면서 상상을 해보는건 참 오랜만이네요. 부자되는 상상!

‘인생 2회차.’
이는 우리 모두가 한 번쯤 가져봤을 욕망을 자극합니다. 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재벌집 아들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비트코인과 애플 주식만 잘 사두고, 좀 더 하자면 미분양됐던 반포 아파트만 줍줍해두면 될 일이지요. 

현실에서 환생 같은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퇴직 후의 삶이 인생2회차와 비슷하다 싶네요. 마름에서 재벌로 신분이 바뀐 것 처럼, 우리의 인생2회차도 완전히 다른 판입니다. 삶의 지혜와 경륜을 그대로 가진 채로 말이죠. 전혀 다른 판입니다. 판이 바뀌면 지나간 판에서 익힌 경력이나 지식은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요. 원점에서 새로운 판을 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