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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작품이라고 부르는 것들에 대하여

Art Lover

by nerdstory 2020. 3. 25.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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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바젤 마이애미 2019'에서 바나나 한 개를 덕트 테이프로 벽에 붙여놓은 작품이 12만불(약1.4억)에 팔렸습니다. 페로탕 갤러리가 출품한 마우리치오카텔란의 작품이었지요. 대박 사실은 12만불에 팔린 이 '바나나' 작품을 한 행위예술가가 배고프다며 먹어치웠다는 것이죠.

마우리치오카텔란 '바나나'

갤러리측은 바나나가 먹힌 지 몇 분 만에 작품이 걸려있던 벽에 새 바나나를 붙여놓으면서 "작품이 파괴된게 아니다. 바나나는 익어 언젠가는 썩어 없어질 것이다. 때문에 구매자들은 작품 자체가 아니라 작품에 딸려 오는 정품 인증서를 사게 되는것이다"라고 했다는 기사를 읽으며, 미술작품이라고 부르는 것들에 대하여 근본적인 의문이 들었답니다.

'Hungry Artist' Eats A $120,000 Banana Displayed In Art Exhibition

바나나를 구입한 콜렉터는 결국 작가의 인증서를 12만불에 구매했다는 얘기로 밖에 안보인거죠. 그간 제가 콜렉팅했던 작품들의 가격마저 갤러리들의 장난에 속아 난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죠. 

여러분들이 수용가능하신 '미술작품이란 것'의 범위는 어디까지 인가요?

미술에 대한 배심감(?)에 좌절하던 차에, 마틴 크리드의 '작품번호 850'이라는 작품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마틴 크리드, Work No. 850.

아무런 전시물도 없이 ‘작품 번호 850’이라고 제목만이 붙어 있습니다. 작품이 팔려나간 듯 비어 있는 공간에 조깅복을 입은 사람들이 번갈아 관객들 사이로 달리고 있습니다. 바로 이 러너가 작품인 것이죠. 

마틴의 기발한 발상입니다. 뒷통수를 제대로 가격 당한 느낌! 오브제를 정태적으로 표현하는 것에 머물러 있던 저의 미술작품에 대한 관념을 비틀어 버린 것입니다. 살아 움직이는 동태적 인간의 모습도 충분히 미술작품으로서 아름다울 수 있음을 가르쳐준거죠.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전시를 하는 것과 무대에 서는 것은 별반 차이가 없다. 이 모든 활동이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하나의 구실이기 때문이다." 

클래식 연주나 아이돌 공연이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것처럼 미술작품도 별반 차이가 없다는 사고의 전환!
마우리치오카텔란의 바나나도 이제 이해하려합니다. 우리가 미술작품이라고 부르는 것들에 대하여 범위를 확장하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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