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entive 시스템을 설계하라 III

오랜 클라이언트 중 '한국 에너지공단'이 있었다. 공단은 국가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가정에 설치된 TV와 냉장고 뒤에 붙은 에너지 효율 등급을 조사해서 통계를 만들어야 했다.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가정 방문 후 공익적인 목적을 설명하고 에너지 소비 효율 등급 스티커를 확인하게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낯선 이를 반기지 않았고, 설사 허락을 받더라도 냉장고 뒤에 붙은 스티커를 확인하기 위해 냉장고를 움직이는 수고를 거부했다. 난관에 부딪쳤다. 통계적 가치가 있는 모수만큼의 방문 조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 스티커

당시 공단의 부이사장 한 분이 아이디어를 냈다. 초등학교에 공문을 보내 아이들에게 에너지 효율에 대한 특강을 공지했다. 그리고 강연에 앞서 아이들에게 자기 집 TV와 냉장고의 에너지 효율 등급을 알아오라는 숙제를 냈다. 아이들에 헌신적인 부모들은 냉장고를 움직이는 수고를 개의치않고 숙제를 단 하루만에 완수했다.

인센티브 시스템은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일도 가능하게 만드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