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를 제대로 전달하기

"고등학생이 주말이라고 퍼져 자는게 말이 돼?" 
”그냥 내버려둬!”
토요일 아침. 울려 퍼지는 와이프의 잔소리는 우리집 평화를 깬다. 엄마의 간섭에 착한 내 아이는 짜증을 내기 일수다.

 왜 와이프는 잔소리를 할까? 자식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에서 성실한 생활 습관을 길러주려는 ‘좋은 의도’ 때문이다. 옆집 아이가 밤새 ‘더 글로리'를 정 주행하고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잔다고 화가 나서 야단칠 일이 있을까? 내 아이이기 때문에 야단치는 거다. 사랑한다는 좋은 마음이 있으니까. 부모의 좋은 의도가 아이와의 갈등을 유발하는 것이다.

소통은 언어뿐 아니라 비언어 수단을 통해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이라 했다. 소통에는 전달되는 메세지도 중요하지만, 전달되는 방식 또한 중요하다.  

회사에서도 의도와는 달리 결과적으로는 갈등과 반목만 일어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왜 일까?  인간은 좋은 의도가 있을 때 본인도 모르게 도덕적 우월감을 갖는다고 한다. 진심으로 상대를 걱정하는 마음과 옳은 이야기를 한다는 확신으로 본인의 마음은 떳떳해진다. 하지만, 이 당당함 때문에 다소 거칠거나 주관적으로 말할 확률이 훨씬 높아질 수 있다. 상대가 내 말에 어떤 감정을 느끼는 지는 생각하지 않고, 나는 너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라는 전제를 깔고 무의식 중에 가르치려고 한다.  걱정되어 하는 부모의 충고에 자식이 반항할 때, “다 지 잘되라고 하는 말인데, 그걸 모르고.”하며 속상했던 경험도, 결국은 부모의 좋은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안 하느니만 못한 것이 소통이다. 

이럴 때 "내가 무슨 말을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무슨 말을 들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피터 드러커의 말을 상기해보자. 내가 하는 말이 내 의도 대로 상대방에게 전달될 것이라는 믿음은 버리는 것이 현명하다. 

소통에서 핵심은 자신의 의도 자체가 아니라 자신의 의도를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는 의도가 좋을수록(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이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 될수록) 한번 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어떻게 표현해야 나의 의도가 왜곡되지 않고 구성원들에게 전달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서. 비록 선한 의도가 있을지라도 상대방을 함부로 대할 수 있는 권한은 그 누구에게도 없다.